고양이 심장병, 기침으로는 오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심장이 나빠도 기침을 하지 않습니다. 개를 먼저 키워 보신 분일수록 이 사실을 늦게 아십니다.
개는 심장이 나빠지면 밤에 마른기침을 하고, 조금만 걸어도 주저앉습니다. 보호자가 이상을 눈치챌 시간이 있다는 뜻입니다. 고양이에게는 그 시간이 없습니다. 며칠 전까지 잘 먹고 잘 자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입을 벌리고 숨을 쉬거나, 뒷다리를 끌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고양이 심장병은 「증상을 지켜보는 병」이 아니라 「증상이 없을 때 찾아 두는 병」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왜 안 보이는지, 그리고 그럼에도 집에서 잡을 수 있는 신호가 무엇인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겉보기 멀쩡한 고양이 일곱 중 하나
겉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고양이들을 모아 심장초음파를 찍은 연구가 있습니다. 영국에서 780마리를 검사했더니 약 15%에서 심근증 소견이 나왔습니다. 일곱 마리에 한 마리꼴입니다. 그 고양이들은 검사받으러 온 날까지 아프지 않았습니다.

숫자가 말하는 것은 「이 병이 흔하다」가 아니라, 흔한데도 겉으로 티가 나지 않는다는 쪽입니다.
고양이가 기침을 하면 오히려 심장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고양이 심장병은 기침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개와 고양이는 심장이 커졌을 때 눌리는 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는 커진 좌심방이 바로 위를 지나는 기관지를 밀어 올려 마른기침이 납니다. 고양이는 같은 자리가 눌려도 기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고, 대신 폐에 물이 차면서 곧장 호흡이 가빠지는 쪽으로 갑니다.
실제로 고양이가 기침을 한다면 천식이나 기관지염 같은 기도 질환이 훨씬 흔한 원인입니다. 심장 때문에 기침하는 고양이를 찾는 것이 오히려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침을 안 하니까 심장은 괜찮다」는 판단은 개에게는 어느 정도 통해도 고양이에게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개 쪽 기준이 궁금하시면 강아지 심장병 단계, 약이 시작되는 칸 편에 네 칸짜리 병기표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두 종을 같은 자로 재면 안 된다는 것이 그 글과 이 글의 공통점입니다.

그럼 병원 청진에서는 잡히지 않을까요?
심잡음이 없어도 심장병이고, 있어도 정상일 수 있습니다
심잡음은 고양이 심장병의 선별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두 방향으로 동시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심근증이 있는데도 심잡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 고양이가 있고, 반대로 심장이 멀쩡한데 심잡음이 들리는 고양이도 흔합니다. 뒤쪽은 「생리적 심잡음」이라고 불릴 만큼 자주 나옵니다.
앞서 언급한 코호트 연구에서도 심잡음이 들린 고양이와 초음파에서 이상이 나온 고양이는 서로 잘 겹치지 않았습니다. 청진은 심장 소리를 듣는 검사이지 심장 근육의 두께를 재는 검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료실에서 「심장 소리는 깨끗합니다」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그건 심잡음이 없다는 뜻이지 심장이 정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건강검진 항목에 무엇이 들어 있고 무엇이 빠져 있는지는 고양이 건강검진 비용, 강아지 패키지를 그대로 받으면 편에서 항목 단위로 갈라 두었습니다.
그럼 무엇으로 잡아야 할까요?
잡을 수 있는 자리는 셋입니다
고양이 심장병은 초음파로 확진하고, 그 앞단은 혈액검사로 거르며, 집에서는 호흡수로 지킵니다.
왜냐하면 셋의 역할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심장초음파는 심장 근육의 두께와 좌심방 크기를 직접 재는 유일한 검사라 확진을 맡습니다. NT-proBNP 혈액검사는 심장 근육이 늘어날 때 올라가는 물질을 재는 것이라, 초음파를 찍을지 말지 고르는 선별 도구로 씁니다. 집에서 재는 호흡수는 진단이 아니라, 이미 진단받은 아이가 나빠지는 순간을 잡는 감시 장치입니다.
| 자리 | 무엇을 재나 | 역할 |
|---|---|---|
| 심장초음파 | 심장 근육 두께, 좌심방 크기 | 확진 |
| NT-proBNP 혈액검사 | 심장 부담 시 오르는 표지자 | 선별 |
| 안정 시 호흡수 | 자는 동안 분당 호흡 횟수 | 집에서 감시 |

실제로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가 2020년에 낸 고양이 심근증 지침은 병기를 A, B1, B2, C, D의 다섯 칸으로 나눕니다. A는 위험 품종이지만 심장이 정상인 상태, B1과 B2는 증상이 없는 상태, C는 심부전이나 혈전이 이미 발생한 상태입니다. 보호자가 알아채는 시점은 대개 C인데, 손을 쓸 여지가 가장 큰 칸은 B2입니다.

B1과 B2를 가르는 것은 좌심방이 커졌는지 여부입니다. 좌심방이 늘어나면 그 안에서 피가 고이고 뭉치기 시작해 혈전이 생깁니다.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뒷다리로 가는 혈관을 막는 것이 대동맥혈전색전증입니다.

증상은 갑작스럽습니다. 뒷다리를 갑자기 못 쓰고, 발바닥이 차갑고 창백해지며, 심하게 아파합니다. 척추 문제로 오해하기 쉬운 모습이라 이 대목만 따로 기억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따라서 집에서 할 일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자고 있을 때 가슴이 오르내리는 횟수를 1분간 세는 것입니다. 잠든 상태에서 분당 30회 아래가 보통이고, 30회 이상이 며칠 이어지면 폐에 물이 차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의심합니다. 심장사상충 예방처럼 실내묘라고 건너뛰기 쉬운 항목은 고양이 심장사상충, 승인된 치료약이 없습니다 편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정리하면
고양이 심장병은 개와 달리 기침으로 신호를 보내지 않고, 청진으로도 걸러지지 않습니다. 겉보기 건강한 고양이의 약 15%가 이미 가지고 있다는 조사가 있을 만큼 흔하지만, 대부분은 증상이 없는 구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확진은 심장초음파가 하고, 그 앞은 혈액검사가 거르며, 집에서는 자는 동안의 호흡수가 지킵니다.
병원 예약을 잡는 일은 미룰 수 있어도, 오늘 밤 잠든 아이 옆에서 1분 동안 숨을 세는 일은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그 숫자 하나가 나중에 병원에서 가장 먼저 물어보는 값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증상이 하나도 없는데 심장초음파를 찍어야 하나요?
품종과 나이에 따라 다릅니다. 메인쿤이나 랙돌처럼 유전적 위험이 알려진 품종, 그리고 중년 이후라면 증상이 없어도 한 번 찍어 두는 것이 기준선이 됩니다. 나중에 이상이 생겼을 때 비교할 값이 있느냐 없느냐가 판단을 크게 바꿉니다.
피검사만으로 알 수는 없나요?
NT-proBNP는 선별 검사입니다. 값이 높으면 초음파로 넘어가고, 낮으면 당장은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다만 이 검사가 정상이라고 심근증이 없다고 확정하지는 못합니다. 두께를 재는 검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양이가 기침을 하는데 심장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기침 자체는 심장보다 천식이나 기관지염 쪽을 먼저 의심하는 신호입니다. 다만 기침과 함께 호흡이 빨라지거나 입을 벌리고 숨을 쉰다면 그때는 응급으로 봅니다.
뒷다리를 갑자기 못 쓰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바로 동물병원 응급으로 가셔야 합니다. 뒷다리 마비에 발바닥이 차갑고 창백한 조합은 혈전을 의심하는 모습이고, 시간이 결과를 크게 가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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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yne JR 등, 겉보기 건강한 고양이 코호트의 심장 이상 유병률 연구,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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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수의내과학회(ACVIM) 고양이 심근증 진단·관리 합의 지침(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