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설사, 색깔보다 어느 쪽 창자인지가 먼저입니다
고양이 설사는 두 갈래로 갈립니다. 그리고 어느 갈래냐에 따라 오늘 병원에 가야 하는지, 하루를 더 볼 수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지식iN에 올라오는 질문은 대개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변 사진을 찍어 올리고 "이 색이 정상인가요"를 묻습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먼저 나오는 질문은 색이 아닙니다. 하루에 몇 번 봤는지, 한 번에 얼마나 나왔는지, 힘을 주는 모습이 있었는지를 묻습니다. 색은 그다음에 봅니다.
순서가 뒤바뀐 이유가 있습니다. 색은 먹은 것에 따라 쉽게 변하지만, 양과 횟수는 설사가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가 소장이냐 대장이냐에 따라 의심하는 병도, 서둘러야 하는 정도도 갈립니다.
같은 설사라도 소장에서 온 것과 대장에서 온 것은 다릅니다
고양이 설사는 나온 자리에 따라 소장성과 대장성으로 나뉩니다.
창자가 하는 일이 구간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소장은 영양분과 수분을 빨아들이는 자리이고, 대장은 남은 물을 마지막으로 거두어 변의 모양을 잡는 자리입니다. 앞쪽이 고장 나면 흡수 자체가 안 되어 묽은 변이 한꺼번에 많이 나오고, 뒤쪽이 고장 나면 모양을 잡지 못해 조금씩 자주 나옵니다.

실제로 두 유형은 보호자가 세어서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모습이 다릅니다.
| 보는 것 | 소장성 | 대장성 |
|---|---|---|
| 한 번에 나오는 양 | 많다 | 적다 |
| 하루 횟수 | 평소와 비슷하거나 조금 늘어남 | 뚜렷하게 늘어남 |
| 점액(미끈한 막) | 드물다 | 흔하다 |
| 힘주는 모습 | 거의 없다 | 자주 보인다 |
| 체중 | 빠질 수 있다 | 대개 그대로 |

따라서 화장실을 치우면서 횟수와 양부터 세어 두는 것이 사진을 찍는 것보다 먼저입니다. 같은 개념을 개에게 적용한 강아지 설사, 이틀이 기준입니다 편과 함께 보시면 종에 따라 기준이 어떻게 갈리는지 더 선명해집니다.
그렇다면 색은 아무 의미가 없을까요.
색이 판단을 바꾸는 순간은 따로 있습니다
색은 참고 자료지만, 두 가지 색만은 그 자체로 판단을 바꿉니다.
소화된 피와 소화되지 않은 피가 서로 다른 색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위나 소장 앞쪽에서 난 출혈은 소화 효소를 거치면서 검게 변하고, 대장이나 항문 가까이에서 난 출혈은 그대로 붉게 나옵니다.

실제로 변이 커피 찌꺼기나 타르처럼 검을 때는 위에서 출혈이 있었다는 뜻이라 기다릴 일이 아닙니다. 겉에 선홍색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는 대장 쪽 자극인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급하지는 않지만, 반복되면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노랗거나 녹색을 띠는 변은 장을 지나간 속도가 빨랐다는 신호에 가깝고, 그 자체로 병명을 가리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색을 볼 때는 "무슨 색인가"가 아니라 "검은가, 붉은가, 그 외인가" 세 칸으로만 나누어 보시면 됩니다. 나머지 판단은 앞에서 센 양과 횟수가 합니다.
여기까지는 개와 고양이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음 지점에서 완전히 갈라집니다.
개에게 하던 대로 굶기면 고양이는 위험해집니다
설사하는 고양이를 하루 이상 굶기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굶는 상태를 견디는 구조가 개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며칠 먹지 않으면 몸이 저장해 둔 지방을 간으로 한꺼번에 보내는데, 고양이의 간은 그 양을 처리하는 속도가 느려 지방이 간에 쌓입니다. 지방간이라 부르는 상태이고, 설사보다 위중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만한 고양이일수록 이 위험이 커집니다. 보낼 지방이 많기 때문입니다. 살이 찐 고양이라면 굶기는 것이 더 안전할 것 같지만 방향이 반대입니다. 같은 이유를 식욕부진 쪽에서 다룬 고양이 밥 안먹음, 기다리면 안 되는 이유는 간에 있습니다 편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따라서 고양이 설사를 볼 때는 먹이는 것을 끊는 쪽이 아니라 무엇을 먹이느냐를 바꾸는 쪽으로 갑니다. 소화가 쉬운 사료로 바꿔 조금씩 자주 주는 방식이 일반적이고, 어떤 사료를 쓸지는 진료에서 정합니다. 사료를 갑자기 바꾸는 것 자체가 설사를 부르기도 하므로, 바꿀 때도 하루 만에 전부 갈아엎지 않고 며칠에 걸쳐 비율을 옮깁니다.
그러면 언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나서야 할까요.
세는 것을 멈추고 바로 가야 하는 신호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횟수를 더 세지 않고 진료로 넘어갑니다.
이 신호들은 설사 자체가 아니라 탈수와 출혈, 전신 상태를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설사는 원인의 결과일 뿐이고, 위험한 것은 그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수분과 그 뒤에 숨은 병입니다.
| 신호 | 왜 급한가 |
|---|---|
| 검은 변 또는 반복되는 혈변 | 위장관 출혈 가능성 |
| 구토가 함께 나옴 | 수분이 양쪽으로 빠져 탈수가 빠르다 |
| 잇몸이 하얗거나 축 늘어짐 | 빈혈이나 순환 이상 |
| 12시간 넘게 아무것도 안 먹음 | 지방간 위험 구간 진입 |
| 생후 4개월 미만 | 체구가 작아 탈수 속도가 훨씬 빠르다 |

특히 마지막 항목은 따로 떼어 두셔야 합니다. 새끼 고양이는 몸에 담긴 물의 절대량이 적어 성묘와 같은 기준으로 보면 늦습니다. 어른 고양이가 하루를 지켜볼 수 있는 상황이라도, 새끼는 반나절이 기준이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접종을 마치지 않은 새끼라면 범백혈구감소증도 감별 대상에 들어가므로 고양이 범백, 의외로 소독제부터 갈립니다 편을 함께 보시기를 권합니다.

병원에 가실 때는 가장 최근 변을 지퍼백에 담아 가져가시면 검사 시간이 줄어듭니다. 화장실 모래가 섞여도 대개 검사에 지장이 없습니다.

정리하면
고양이 설사를 마주했을 때의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양과 횟수를 세어 소장 쪽인지 대장 쪽인지를 가르고, 다음으로 검은색과 붉은색만 골라 보고, 그동안 굶기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위 표의 신호가 하나라도 있으면 세는 것을 멈춥니다.
색 사진을 찍는 일은 나중에 하셔도 됩니다. 오늘 밤 화장실을 몇 번 갔는지 손가락으로 세어 두는 것만으로도, 내일 진료실에서 나눌 이야기의 절반은 이미 준비된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설사를 하는데 평소처럼 잘 놀고 잘 먹습니다. 그래도 병원에 가야 하나요?
성묘이고 위 표의 신호가 하나도 없다면 하루 정도는 상태를 보면서 횟수와 양을 기록하셔도 됩니다. 다만 기록은 반드시 남기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틀째에도 이어지면 그 기록이 그대로 진료 자료가 됩니다.
사람이 먹는 지사제를 먹여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사람용 지사제 가운데는 고양이에게 독성을 보이는 성분이 있고,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장 운동을 억제하면 오히려 나쁜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약은 진료 후에 받으십시오.
사료를 바꾸고 나서 설사를 합니다. 다시 원래 사료로 돌리면 되나요?
돌리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갑자기 되돌리는 것도 또 한 번의 급격한 변화입니다. 새 사료를 섞는 비율을 줄여 천천히 되돌리는 쪽이 장에 부담이 적습니다. 되돌린 뒤에도 설사가 이어지면 사료가 원인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봅니다.
여러 마리를 키우는데 한 마리만 설사를 합니다. 격리해야 하나요?
원인을 모르는 동안에는 화장실을 따로 쓰게 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감염성 원인이라면 변을 통해 옮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격리가 어렵더라도 화장실과 밥그릇만 나누어도 노출이 줄어듭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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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성·대장성 설사의 감별 기준은 수의내과 교과서에서 공통으로 다루는 분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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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지방간(간지질증)과 절식의 관계는 국제고양이의학회(ISFM)의 식욕부진 관리 자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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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관련 기준은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백신 가이드라인을 참고했습니다